
“왜 나는 오늘도 불필요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았을까?”
“내가 원했던 걸까, 아니면 누군가가 원하게 만든 걸까?”
이런 질문,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보신 적 있으시지요.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수많은 추천과 제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추천이 진짜 ‘나’를 위한 것일까요?
혹시, ‘나처럼 보이게 만든 데이터’가 선택한 욕망은 아닐까요?
AI 알고리즘은 더 이상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닙니다.
우리가 클릭하는 순간들, 멈추는 타이밍, 심지어는 망설이는 패턴까지도 읽어냅니다.
그들은 ‘당신이 누구인가’보다 ‘당신이 무엇에 반응하는가’를 기준으로 행동을 예측합니다.
그리고 그 예측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우리의 ‘욕망’을 설계하고 조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광고가 우리의 주의를 끌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알고리즘이 우리의 감정 자체를 겨냥합니다.
“기분이 가라앉은 날엔 왜 달달한 음식이 추천될까?”
“헤어진 후엔 왜 여행 콘텐츠가 자꾸 뜰까?”
이는 우연이 아니라, 감정 데이터에 기반한 매우 정교한 전략입니다.
특정 감정 상태에서 소비 성향이 높아진다는 점을 AI는 이미 학습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 상태에 맞춘 맞춤형 콘텐츠, 제품,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배치합니다.
더 이상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선택하도록 ‘이끌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 중심의 알고리즘 설계는 '주의(attention)'라는 자원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게 만들고,
그 결과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내는 시스템 안에서 ‘반응하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심리학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욕망, 무의식, 반응 패턴을 분석해 왔습니다.
AI는 이 심리학의 데이터를 수치화하고 예측 가능한 알고리즘으로 바꾸었습니다.
이 둘이 만났을 때, 우리는 더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조종당하기 쉬운 존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
알고리즘은 우리의 무의식을 모방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나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물어야 합니다.
내 욕망은 진짜 나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설계에서 비롯된 것인지.
다음 클릭을 하기 전에,
잠깐 멈춰서 나의 욕망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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