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문득,
짧은 영상 하나에 눈물이 나고,
익숙한 노래 한 줄에 마음이 울컥합니다.
요즘 우리는 SNS 속에서
웃고, 울고, 사랑하고, 그리고 외로워집니다.
그런데 이 외로움은 단지 사적인 감정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에게는 팔리는 감정, 전략이 된 외로움일까요?
우리는 외롭다고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외롭다는 건 데이터로 남습니다.
새벽 시간대의 시청 로그,
위로받는 영상에 멈춘 시간,
"나도 그래요"라는 댓글을 단 흔적.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신호가 되어
플랫폼은 말합니다.
“이 사람은 지금, 외롭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겨냥한 콘텐츠가 추천됩니다.
위로의 노래, 감성적인 인터뷰,
공감을 유도하는 눈물 섞인 영상들.
이제 외로움은 콘텐츠가 되고,
위로는 상품이 됩니다.
우리는 플랫폼에서 감정을 표현합니다.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 공유를 합니다.
이 감정적 반응 하나하나가
AI에겐 데이터이고,
브랜드에겐 전략이며,
플랫폼에겐 수익의 흐름입니다.
“더 많은 감정이 드러날수록, 더 많은 소비가 이루어진다.”
외로움, 공감, 몰입.
이제는 모두 정량화 가능한 가치로 환산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더 이상 내면의 것이 아닙니다.
AI는 우리가 멈춘 장면,
눈이 머문 키워드,
댓글 속의 톤까지 분석해
지금 당신이 어떤 감정을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
가장 ‘감정 반응률’이 높은 콘텐츠를 제시합니다.
그게 진짜 위로든,
단지 유사한 감정의 시뮬레이션이든.
우리는 그 흐름에 따라
또 한 번 ‘외로운 공감’을 소비합니다.
감정의 경제화란,
단순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이 상품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감받고 싶고, 연결되고 싶다는 욕망.
그 깊은 자리에서
우리는 감정적 콘텐츠에 끌리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소비를 시작합니다.
“이 감정을 누가 만들었는가?”
“나는 정말 위로받은 걸까?”
“내가 느낀 이 감정,
정말 나만의 것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설계된 외로움일까요?”
우리는 연결되고 싶은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연결의 감정은
오늘날 가장 강력한 소비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외로움이 팔리는 시대.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나를 지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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