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책임의 주체를 찾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운전자에게, 의료 사고가 나면 의사에게 말이지요.
그런데 AI가 내린 결정으로 누군가가 피해를 입는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AI일까요? 개발자일까요? 아니면 그 시스템을 사용한 우리 자신일까요?
오늘날 AI는 단순한 계산기를 넘어,
의료 진단, 자동 운전, 채용 추천, 금융 분석 등
삶의 중요한 결정에 관여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AI는 인간처럼 ‘판단’하거나 ‘의도’를 가지지 않습니다.
AI의 모든 결정은 학습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출력’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잘못된 결과가 나왔을 때
“책임”을 묻는다는 행위는 무엇을 향해야 할까요?
→ AI는 자율적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도 책임 능력이 없는 비인격적 존재로 간주됩니다.
→ AI의 판단 과정과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을 경우,
과실 책임이나 설계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AI의 출력을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따라
최종 책임은 사용자에게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혼자 잘못하지 않습니다.
그 판단에는 여러 사람의 손과 결정, 구조적 조건이 얽혀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우리가 AI에게 기대하는 바는 ‘자율성’이지만,
정작 책임을 지우기엔 불완전하다는 점입니다.
AI에게 자유롭게 판단하게 만들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건 기계가 알아서 한 일"이라며 선을 긋게 됩니다.
이것은 단지 법적 문제만이 아닙니다.
인간과 기술 사이의 윤리적 관계에 대한 깊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만약 AI가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판단을 내렸을 때,
그것을 만든 사람과 사용한 사람,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작동한 시스템 중
누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우리는 기술에게 책임을 물을 만큼
그 기술을 ‘주체적 존재’로 간주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단순히 미래의 법 제도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신뢰’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기술이 발전해도, 책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명확하게 구분하고, 더 정밀하게 나누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AI는 스스로 잘못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AI 시대의 ‘책임’은 결국 인간의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도구를 만든 자로서, 그 도구의 결과까지
함께 바라보고 책임질 수 있는 존재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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